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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iDeAs

    종래 코미디와 탈춤

    쉴 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짧은 영상을 넘겨보며 쉬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에서 요즘 눈에 띄게 노출되는 영상이 있다. 다나카와 닛몰캐쉬의 "잘자요 아가씨" 영상인데, 부담스러운 말투와 몸짓, 패션이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도 처음 볼 때에는 충격적인 느낌이 있었지만, 중독적인 멜로디와 춤사위에 다시 한 번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그런데 이런 부담스러운 컨셉의 코미디 장르가 낯설지가 않다. 몇 년 전 크게 유행했던 최준의 코미디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다만 이런 독특한 코미디 장르가 왜 20대에게서 몇 년째 유행을 이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 볼 만 하다.      위의 영상과 최준의 영상이 우스운 것은, 사람들이 싫어하게 된 남성상을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

    [iDeAs] 인간의 무위성에 대한 생각

    인류의 지식축적과 그로 말미암은 기술발전은 인간을 풍요롭게 한 적이 없다. 신기술의 유일한 책무는 인류의 인구 수용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인류가 위기에 직면하면, 인구 성장은 지체되었고, 지식으로 이를 돌파하면 새로운 국면이 접어들 때까지 인구는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이때 개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세계는 무한에 가까운 개체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소멸하는 번잡스럽고 혼미한 관경이다.[1] 인간의 대량생산과 대량사망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대혼란의 중심에서 개인의 목가는 애초부터 어불성설이다. 불연속적인 개체는 짧은 생애 기간 동안 아무것도 이룰 수 없고, 조금이나마 축적한 무엇이라도 죽음과 함께 영원히 소멸한다. 죽음은 절대적 손실을 의미한다.[2] 혼미의 급류에서 고고하게 무위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연..

    [iDeAs] 에로스에 대한 짧은 생각 1

    에로스는 전근대사회까지 타동사의 영역으로 남아있었다는 점에서 독특한 욕망이다. 각 개인은 다른 개인에 의해 욕망의 대상이 될 기대를 가졌었다. 그러나 이 양상은 근대사회로 접어들며 해체되었다. 마르크스Karl Marx가 지적했듯, 자본주의 사회는 모든 관계를 금전적으로 환원시켰다. 이에 더해, 사회관계망의 발달과 인구 수 증가는 각자의 상대방을 유일무이한 선택지가 아니라 무한대의 선택지 중 가장 경제적인 선택으로 전락시켰다. 상대로부터의 피선택(被選擇)도 모순적이게도 피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애시장 풀 내에서 본인을 상품화하여 전시하는 능동적인 판매로 달성된다. 상품의 광고를 위해 후기근대사회까지도 완고한 비밀로 남아있던 프라이버시의 영역까지 인터넷 상에 공공연하게 전시된다. 정보가 지나치게 ..

    체험적 예언의 역설

    • 예언의 종류 예언의 종류는 두 가지가 있다. 1. 현재까지 나타난 경향성을 바탕으로 미래를 개연적으로 예측하여 말하는 것, (개연적 예언) 2. 어떠한 방식으로든 미래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체험하여 그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경우가 있다. (체험적 예언) • 개연적 예언(미래예측적 예언) 첫 번째 개연적 예언의 경우는 앨빈 토플러같은 미래학자들의 미래예측이 그에 해당하고, 단조롭고 예측 가능한 삶 속에서 일상적으로 회자되는 예언까지도 이에 해당한다. 개연적 예언의 특징은 다소간 추상적이며, 확률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므로 예언자의 개인적 능력에 적중률이 좌우된다. • 체험적 예언(미래경험적 예언) 문제가 되는 것은 두 번째의 경우인데, 체험적 예언은 실제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절대자로부터 전해듣거나,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