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언의 종류
예언의 종류는 두 가지가 있다.
1. 현재까지 나타난 경향성을 바탕으로 미래를 개연적으로 예측하여 말하는 것, (개연적 예언)
2. 어떠한 방식으로든 미래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체험하여 그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경우가 있다. (체험적 예언)
• 개연적 예언(미래예측적 예언)
첫 번째 개연적 예언의 경우는 앨빈 토플러같은 미래학자들의 미래예측이 그에 해당하고, 단조롭고 예측 가능한 삶 속에서 일상적으로 회자되는 예언까지도 이에 해당한다. 개연적 예언의 특징은 다소간 추상적이며, 확률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므로 예언자의 개인적 능력에 적중률이 좌우된다.
• 체험적 예언(미래경험적 예언)
문제가 되는 것은 두 번째의 경우인데, 체험적 예언은 실제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절대자로부터 전해듣거나, 직접 미래를 체험하고 왔으므로 사건의 발생 시각과 상황에 대한 정확한 예견이 가능하다. 또한 체험적 예언은 개연적 예언과 달리 예언자의 주관과 판단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므로 감각능력을 제외한 예언자의 개인적 능력에 예언 적중성이 좌우되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의 '델포이 신탁'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 체험적 예언의 역설
체험적 예언의 필수적 전제는, 평행세계의 부재이다. 만약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사건의 발생이 가변적이고 변화할 수 있다면, 체험적 예언은 그 자체로 예언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한다. 한 사건을 예언했는데, 그 사건이 필연적으로 발생될 것이 아니라 이전의 사건들의 연속적인 우연에 의해서 자체로 발생하지 않거나 다른 사건으로 변화한다면, 그것은 예언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고, 사실상 미래를 체험하였다고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전제 때문에 체험적 예언은 존재가 부정된다.
이를 한 예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만약 평행세계가 실제로 부재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른 타임라인이 하나로 종속된다고 하자. 예언자 A는 사람 B와 관련한 미래 사건, 5년 뒤 특정 시간과 특정 장소에서 사람 B가 교통사고로 사망한다는 미래를 체험하였고, B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전달한다. B는 이를 잘 숙지하고 있다가 5년 후 그 날 그 시간에 그 장소 근처에도 가지 않고 결정적으로 치명적 교통사고를 회피한다. 그 후 B는 지병으로 20년 후에 사망한다.
이 경우 예언자 A의 예언은 틀린 것이 된다. 이 경우 예언자 A는 그 시점에 예언을 적중시키려면 B에게 5년 후 교통사고로 사망한다고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20년 후에 지병으로 사망한다고 예언해야 옳다. 하지만 20년 후에 지병으로 사망한다는 이야기를 원래 예언 대신 전달하는 순간 B는 5년 후 교통사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고, 5년 후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따라서 예언자 A의 체험적 예언은 항상 틀릴 수 밖에 없거나, 평행세계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둘 중 어느 쪽을 인정하든 체험적 예언의 존재는 부정된다. 따라서 체험적 예언은 존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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